올해를 마지막으로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산업공학과로 대학교에 입학해서, 인공지능을 전공하고 백엔드 개발자가 되기까지 매일매일 실수와 함께하는 나날이었지만, 꾸역꾸역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있었던 실수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회고하며 공유하는 글을 쓰고싶은 마음도 있지만 지금은 더 급한 일이 남아있으니 다음으로 미뤄두겠다.
다음달부터 한 회사에서 인턴을 할 기회를 얻었다.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다. 스스로 부족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는 지금이라서 더더욱 이번 기회가 값지게 느껴지는 것 같다. 좋은 엔지니어가 되기 위한 마중물로 이번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 인턴 생활을 하는데 전략을 세워볼까 한다.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에서 멘토님으로 만난 유저스틴(Microsoft Cloud Advocate) 멘토님은 호주에서 활동했었는데, 한국에 와서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문화가 의사소통을 돌려서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에서는 왜 의사소통이 느리고 어렵게 이루어 지는 것일까? 아마도 싫은말 하지 못하는 문화와 개인의 책임을 최소화 하려는 문화 때문일 것 같다. 이런 문화가 모두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고, 한국 문화에서 생활해야 하는 내가 이런 문화를 거부하고 싶지도 않다.(사실 나도 이런 의사소통이 더 익숙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전문가로서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해야할 의무가 있으므로, 지혜롭게 충돌하고 최선의 의사소통을 할 방법을 고민해보자.
- 주어는 나로 시작하자.(나 대화법)
진부하다. 하지만 클래식이다. 구태여 길게 붙이지 않겠다. 불쾌하지 않게 의사를 전달하는 기본 기술이다. - 비언어적/반언어적 표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자.
즐거운 대화를 할 때면 상체가 앞으로 나가기 마련이다. 또 상태의 몸짓을 따라하기도 한다. 또 시선은 눈을 보거나 입을 보기 마련이다. 이런 방식으로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표현할 수 있다. 이런 표현은 서로가 더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만드는 마법같은 방법 중 하나이다.
중요한 단어를 말 할 때는 의도적으로 말을 느리게 하는 것이 대표적인 반언어적 표현이다. 이런 방식은 언어를 그림그리듯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효과적으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 정리된 언어를 사용하자
고등학교 비문학시간에 배웠듯, 두괄식으로 구조에 맞춰서 이야기하자.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근거나 추가적인 상황을 덧붙이는 것이다. 적어도 이야기하는 내용의 핵심은 파악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사족을 붙이지 말고 최대한 짧고 명확하게 이야기하자. 의사소통은 비용이다. 이야기는 최대한 짧게 전달하자. - 상대방의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듣고, 필요하다면 확인하자
의사소통은 잘 말하는 것 보다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상대방의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듣고, 복잡하거나 어려웠다면 정리된 생각을 상대방에게 이야기해서 다시한번 확인받자. 말을 정리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려도 괜찮다.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하면 되는 것 아닌가? - 끝까지 듣고, 필요하다면 메모하면서 대화하자.
우리가 대화를 끝까지 듣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걸까? 아마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게 느껴져서 이거나, 듣다가 지겨워서이거나, 당장 하고싶은 말이 있어서 일 것이다. 하나하나 해결해보자.- 이해하기 어렵다 : 이해하기 어려우면 말을 끊어도 괜찮을 것 같다. 대신 끊어서 지금까지 상대방이 한 이야기를 정리해서 다시 물어보자. 이해되지 않았다면 다시 물어보고 이해하려는 노력정도는 해야한다.
- 지겨워서 :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반응하면서 대화를 수행했는지 고민해보자. 비언어적 표현은 대화에 몰입도를 높혀준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몸을 앞으로 빼는 것 같은 시그널은 스스로도 속일 수 있다. 혹시나 중간에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이 나와서 멈춘 것 이라면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이야기를 끊어서 이야기를 정리하자.
- 당장 하고싶은 말이 있어서 : 이런 경험이 많다면 평소에 대화할 때 메모 하는 습관을 가지자. 낙서장의 수준이어도 괜찮다. 나중에 다시 이야기할 수 있게 어딘가에 기록해 두는 것으로 이야기 하고싶은 욕구를 참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중에 이야기하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중간에 이야기하고싶은 욕구를 참을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다.
회고를 생활화 하자
KPT회고를 찾아보면서 카이스트에서 회고를 회고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컨데 2주간의 스프린트 후에 수행하는 스프린트 종료회의를 2시간정도 수행한다면, 30분 정도를 회고를 다시 회고한다는 것이다. 회고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회고가 중요한 이유는 「함께자라기:애자일로 가는길」(김창준 저)에서도 계속해서 언급된다. 성장에 가장 중요한 것은 즉각적인 피드백이다. 끝도 없어 보이는 것들을 정신 없이 학습하거나 실행하다 보면, 결국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길을 잃고 목표했던 곳에서 동떨어진 곳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열심히 달리다가도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 보고 목표점과 현재 위치를 확인하는 것 같은 피드백을 통해 방향을 재조정하는 일을 자주 해야 한다.
주변에서 피드백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피드백을 자주 하고 자주 개선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오늘보다 내일 많이 성장하는 것은 개인의 성장 곡성을 지수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며, 이를 도와주는 최고의 방법이 회고인 것 이다.
회고는 KPT회고가 아직까지 내 경험으론 가장 효과적이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나는 나의 부족한 모습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어떤 것 하나 물어볼 때도 고민이 많다.
"이것도 모른다고 한심하게 생각하면 어쩌지?"
"내가 동료의 시간을 뺏는 것은 아닐까?"
"날 귀찮게 생각하면 어쩌지?"
놀랍게도 모두 진짜 하는 생각들이다.
하지만 나의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충분히 찾아보고 노력했다면 이런 질문으로 날 미워하지 않을 것이다.(아마 다른 이유거나, 너무 과한 것이겠지) 성장은 지금 내 모습을 온전히 받아들이고서야 시작될 수 있다.
주저리 주저리 적었지만, 개발자로서 커리어를 시작하면서 최소한으로 지키고 싶은 내용들을 적어봤다. 이렇게 나열하는 것과 모두 지키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하지만 최대한 노력해야하지 어쩌겠나. 다음에 노력해 보고 회고하는 글을 추가하겠다.